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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신문] 더 세진 엔비디아···삼성전자·SK하이닉스 '엔心 잡기' 경쟁 격화
- 수정일
- 2025.09.23
- 작성자
- 반도체특성화대학사업단
- 조회수
- 25
- 등록일
- 2025.09.23
- 엔비디아-인텔 협업으로 美 중심 데이터센터 시장↑
- 美 정부 업은 마이크론 부상···삼성·SK HBM 우려
-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사 다변화 노력도 지속돼야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독점 중인 엔비디아가 7조원 규모의 인텔 지분투자를 결정한 가운데, 이번 협업이 향후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를 주요 거래선으로 두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3사 간 고대역폭메모리(HBM) 점유율 경쟁도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지금은 SK하이닉스가 메인 공급망 지위를 유지하고, 그 뒤로 삼성전자가 반격을 노리는 양상이지만, 향후엔 미국을 배경으로 둔 마이크론의 위세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 인텔 CPU 업고 데이터센터 시장 지배력↑
2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인텔 보통주에 주당 23.28달러의 매입가로 총 50억달러(약 6조 932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현재 규제 당국의 승인을 포함한 거래 종결 조건을 충족하는 과정만 남았다. 엔비디아가 이번 투자를 통해 얻는 인텔 지분은 4% 이상으로, 주요 주주 지위에 오르게 된다.
양사는 이번 협업으로 PC용 칩 공동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지만, 데이터센터용 칩으로도 파트너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가속기에 인텔이 서버용 맞춤형 x86 중앙처리장치(CPU)를 공급하는 형태로, 엔비디아는 이를 자사 AI 인프라 플랫폼에 통합해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x86은 인텔이 처음 개발한 CPU 계열과 그 CPU에서 사용하는 명령어 집합 아키텍처를 말한다. 인텔이 최초 개발했지만, 경쟁사인 AMD가 이를 확장해서 만든 AMD64 아키텍처로 시장 주도권을 위협하는 상황이어서 인텔 입장에서도 이번 엔비디아와의 협업으로 서버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인텔의 자사 GPU에 최적화한 x86 CPU를 공급받고, 데이터센터 솔루션 역량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용 GPU 및 AI 가속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30억달러(약 171조 3000억원)에서 올해 2070억달러(약 288조 3000억원)로 약 6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30년엔 2860억달러(약 398조 3000억원)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98%의 점유율을, 전체 GPU 시장에선 82%의 점유율로 사실상 AI 반도체 산업을 독점하고 있다. 이번 인텔과의 협업으로 이같은 독점체제는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는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에서 현재 GPU 가속기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인텔과의 협업으로 이를 더욱 공고히 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CPU, GPU, 메모리 아키텍처 개선에 인텔 기술을 활용해서 데이터 지연 개선에 대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또, 온디바이스 AI 칩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데, 인텔이 가지고 있는 PC 시장에서 인텔과의 협력을 통해서 신규 진입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HBM 3사 경쟁 격화···마이크론 유리한 고지
AI 가속기에 HBM을 공급하는 메모리 기업들 입장에선 엔비디아와의 관계를 더 긴밀히 가져가는 방향이 향후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주력 제품인 HBM3E(5세대)까진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티어1 공급망 지위를 유지하며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미국 마이크론이 빠른 속도로 캐파(생산능력)를 늘리고 있어 향후엔 한국 기업들이 엔비디아 확보전에서 불리해질 수도 있단 우려가 나온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엔비디아의 인텔 지분 투자 역시 미국 우선주의의 일환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 미국 정부도 지난달 인텔 지분 10%를 취득하며 최대 주주에 오른 바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3사는 엔비디아에 HBM4(6세대) 시제품을 공급하고 차세대 GPU 루빈 시리즈에 탑재하기 위한 품질 평가를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경쟁사 중 가장 먼저 HBM4 양산체제를 구축했으며, 연내 공급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엔비디아와 인텔 협력이 잘 된다면, 아키텍처 개선으로 더 큰 AI 모델이 사용될 수 있고 HBM 용량과 대역폭이 커지게 되면서 고성능 HBM의 필요성이 증대된다”며, “메모리 3사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마이크론이 미국 정부 지원으로 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자사 칩의 위탁생산을 인텔에 맡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번 발표에선 인텔 파운드리와의 협업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진 않았다.
엔비디아는 현재 서버용 AI 가속기 전량을 대만 TSMC 파운드리에 위탁생산을 맡기고 있다. 인텔과의 파운드리 협업까지 구체화 될 시 TSMC는 물론, 파운드리 2위 기업인 삼성전자에도 경쟁 심화에 따른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엔비디아와 TSMC의 협력은 앞으로도 더욱 공고해질 것이며 인텔과의 파운드리 협업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며, “인텔이 공정 개선에서 성과를 나타낸다면, 삼성전자에 악영향이 있을 수는 있다. 삼성전자는 지속해서 고객사 다각화에 대한 큰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사일자: 2025.09.22 14:22
기사출처: 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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